728x90
봄비가 오면, 어릴 때 나는 달팽이를 주우러 다녔다. 초등학교 화단에 있는 달팽이들을 채집해 나뭇잎을 먹이고 손 위로 기어다니는 모습을 보며 신기해했던 기억이 있다. 어른이 된 지금, 아니 나이만 어른일지도 모르는 지금은 흐리고 비오는 날이 왜이리도 싫은지. 근데 어렸을 때는 비오면 장화를 신고 나가 물웅덩이에 괜시리 풍덩 빠져보기도 하고, 딸기모양 우산을 들고 빙글 돌리면 양 옆으로 튀는 빗방울이 너무 좋아 비가 오면 나름 신이 났다. 그리고 가끔 치는 천둥번개는 무섭기도 했지만, 나름 번쩍거린 후 우르르쾅쾅 하는게 짜릿했다. 갑자기 왜 어린 시절이 생각이 났는지는 모르겠지만, 당수동에서의 내 유년시절은 어느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추억들이다. 때묻지 않은 순수함이 깃들어있는 곳.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그 분위기는 쉽사리 느껴지지 않겠지만, 여전히 내 기억속에서는 생생한 분위기다. 이 생각을 하니 뭔가 다시 비오는 날이 좋아지려고 한다. 오늘도 참 행복한 날이다.
'일상 > 끄적끄적' 카테고리의 다른 글
[210208] 분리수거 올바르게 하는 법 (0) | 2021.02.08 |
---|---|
새벽 기상을 돌아보며 (0) | 2020.11.16 |
틀에 맞춰살지말자 (0) | 2020.09.09 |
내 자신에게 솔직해지고 싶어서 (0) | 2020.09.06 |
우리는 언제나 과정 속에 살고 있다_200623 (0) | 2020.06.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