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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새와 둥지, 영원한 것은 없다” 애프터 웨딩 인 뉴욕(스포주의)_200502

싲니 2020. 5. 2.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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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혈하고 받은 영화표로 혼영

 

 

오늘 오랜만에 영화가 너무 보고싶어서 탄방동 CGV에 영화를 보러갔다왔어요. 저번에 헌혈하고 받은 영화표가 있었는데 유성 CGV가 메가박스로 바뀌는 바람에 탄방동 CGV에서 봤습니다!
공포영화랑 애프터 웨딩 인 뉴욕이랑 고민하다가 후자로 결정!

영화보기 전에 야무지게 먹을 것을 골라줬어요. 치즈볼이랑 버터구이오징어 몸통부분이랑 주인공 데스페라도스! 데스페라도스 처음마셔보는데 적당히 달달하고 씁쓸하니 딱 제가 좋아하는 맛이어서 만족.
사실 술을 그렇게 즐겨마시는 편이 아니라서 웬만하면 잘 안마시는데 어제 갑자기 맥주가 땡기더라고요.. 3개월만에 마시는 맥주는 얼마나 맛있게요..? ;D

 

 

신나

 

 

 

 

 

술 진짜 3개월 만에 마신다! 희희

 

 

영화 평이 참 좋더라고요. 인생에 대해서 생각해볼 것이 참 많다고 해서 기대하면서 봤는데, 기대만큼은 아니었지만 꽤나 삶에 대해서 생각할게 많았어요.


스포주의


 

 

 전체줄거리: (궁금하신분만 열어주세요-스포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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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에서 아동 재단을 운영중인 ‘이자벨’이 ‘테레사’의 회사로부터 거액의 후원금을 받기 위해 뉴욕에 갑니다. 근데 마침 이자벨이 뉴욕에 방문했을 때, 테레사의 딸인 ‘그레이스’의 결혼식 준비가 한창이었죠. 이자벨도 청첩장을 받게 됩니다. 결혼식에 간 이자벨. 거기에서 이자벨의 아빠 ‘오스카’를 보게되고 놀라게 됩니다. 알고보니 그레이스는 이자벨의 딸이었던 것. 18세에 그레이스를 실수로 갖게된 이자벨은 오스카와의 합의 하에 그레이스를 입양보내기로 하죠. 사실상 버리는 것과 마찬가지였어요. 그런데 오스카는 딸이 눈에 밟혀 입양보내지 못하고 자신이 기르게 됩니다. 오스카는 나중에 테레사와 재혼을 하게 되고, 슬하에 쌍둥이 아들 두 명을 더 낳습니다. 시간이 흘러 그레이스의 결혼식에서 이자벨은 그녀를 다시 만나게 되죠. 가족 모두가 이 사실을 알게되었지만 이상하게도 테레사는 이자벨을 적대시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녀의 후원을 이상하리만큼 더 도와줍니다. 알고보니 테레사는 시한부 판정을 받았던 것입니다. 테레사는 이자벨에게 자신이 거액의 후원금을 인도 아동 재단에 후원해줄테니 뉴욕에 남아 자신의 가정을 잘 돌봐달라고 말합니다. 결국 이자벨은 이를 받아들이고 뉴욕에 남게 되죠.


 

 영화 중간중간 삶을 돌아보게 되는 내용이 많이 나옵니다.

 먼저 이 영화에서는 '새'와 '둥지'에 대한 내용이 많이 나옵니다. 새는 자유롭죠. 반면 둥지는 한 자리에서 계속 머물러 있습니다. 여기서 새는 부모 또는 인간을 뜻하고 둥지는 가정과 자식들을 뜻합니다. 어린나이에 그레이스를 갖게 된 이자벨은 둥지를 떠나게 되죠. 반면 오스카는 둥지를 지킵니다. 그래서일까요 영화 초반에서 이자벨은 '새'에 초점을 맞추는 반면, 오스카는 테레사가 주워온 '둥지'에 관심을 보입니다. 테레사도 마찬가지로 산책하다 발견한 '둥지'에 집착하듯 애착을 보입니다. 시한부 삶임에도 불구하고 가정을 지키려는 모습을 상징하네요.

 그리고 테레사는 이런 말을 합니다. "우리가 삶을 스치는 걸까, 삶이 우리를 스치는 걸까." 참으로 철학적인 말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알듯하면서도 그 답은 아마 영영 알 수 없을 것입니다. 새가 둥지에 알을 낳고 새끼를 기르다 새끼가 어느 정도 자라면 그 둥지를 떠나듯, 어쩌면 우리의 인생도 영원할 수 없습니다. 앞날은 언제나 예측불가능하고, 불안정합니다. 그레이스는 섣부른 판단으로 잘못된 결혼을 하고 후회하죠. 극중 인간적으로 성숙한 모습을 많이 보여주는 이자벨 또한, 과거에 잘못된 선택으로 어린나이에 임신을 하고 그 아이를 버리기까지 했습니다. 결국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우리가 과연 살면서 후회하지 않는 결정만을 할 수 있을까요? 예측 불가능한 미래를 내다보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현실에서의 선택은 언제나 오류의 가능성을 포함합니다. 그러니 "괜찮다"고요. 잘못된 선택을 하더라도, 둥지를 떠나게 되더라도 그럴 수 있다고요. 마지막에 인도에서 이자벨이 아들처럼 기르는 '제이'가 보육원 지붕에 지은 둥지를 이자벨에게 보여줍니다. 그리고 이자벨은 제이에게 이제 뉴욕에서 지내게 될 거라고 말을 하죠. 그런데 제이는 그녀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놀러오면 되잖아요." 그래요, 우리는 둥지를 필사적으로 지킬 필요도, 자유로움만을 추구할 필요도 없습니다. 선택에는 언제나 기회비용이 존재하고, 후회가 언제 어떻게 우리에게 방문할지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니, 인생은 흘러가는대로. 잘못된 선택은 인정하고 반성하고, 지킬 둥지가 있다면, 그것을 지킬 여건이 된다면 지키면 되는 것입니다. 어미새에게 둥지는 언제나 끝이자 새로운 시작이니까요.

 

*미국에서 empty nest는 빈 둥지로 '자녀가 장성하여 집을 떠나고 부모만 남은 상황'을 일컫는다고 하네요. 미국인의 입장에서 가정을 둥지로 표현하는 것이 일반화 되어 있나 봅니다. 미국인이었다면 이 영화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