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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라라랜드 주관적 해석(스포주의) _200325

싲니 2020. 4. 14.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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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시작 전. 라라랜드를 극장에서 처음봤었던 고2 겨울방학때가 생각났다.

 

 

 일단 글을 쓰기 전, 라라랜드 재개봉 소식에 설렌 '라라랜드 찐 덕후'의 두근거림부터 전하고 싶습니다. 재개봉이라니. 요새 뭔가 생활에서의 리프레시 필요성을 느껴서 혼자 영화 한 편 보고 싶었었는데, 마침 타이밍 좋게 라라랜드라니. 파닥파닥 날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제가 처음 라라랜드를 봤었을 땐, 저는 이제 막 고3으로 올라가는 시기였습니다. 그때는 대학이 인생 가장 큰 목적이었으니까, 영화를 보고 나서 '꿈'에 대해서 많이 생각을 하게 됐었던 것 같아요.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마지막 장면이긴 했지만, 그때의 제 최애 배경 사진은 미아의 'Audition(The Fools Who Dream)'이었습니다. 게다가 이 영화를 보기 1년 전에 LA에 방문하게 됐었는데, 그때의 기억이 떠오르기도 했고 너무 좋았던 여행이라 자연스레 이 영화에 대한 애착이 더 커졌습니다. 색감도 너무나 예뻤고요.

 저는 라라랜드를 거의 10번 정도, 어쩌면 그 이상 보았던 것 같습니다. 근데 확실히 작품이라는 것은 볼 때마다 느낌이 달라지는 것 같아요. 전체적으로는 비슷했지만, 세부적인 부분에서의 느낌은 조금씩 다르다는 걸 느꼈습니다.

 

 

실제로 보면 더 예쁘다. 첫 개봉때는 이런거 안 줬었던 것 같았는데, 재개봉의 장점인가 싶다.
덕분에 라라랜드 찐 덕후가 공식굿즈를 얻었다. :D

 

 

 저는 개봉 당일 유성온천 메가박스에서 관람했는데, 유성온천 CGV가 사라진 자리에 간이 형식의 메가박스가 들어와 있더라고요. 그래서 5500원이라는 싼 값에 최애 영화 한 편을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영화 시간에 딱 맞춰 극장에 도착해서 급하게 올라가려는데, 직원분이 잡으시더니 커피 한 캔과 라라랜드 영화 굿즈 티켓을 주셨습니다. 공식 굿즈 느낌의 퀄리티여서 매우 매우 행복했습니다. 그냥 올라갔으면 어쩔 뻔했는지. 다이어리에 붙이기는 아까우니, 평생 소중히 원본 그대로 간직하려고요.

 서론 부분이 길었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영화 리뷰 및 해석을 시작할게요.


 처음에 'Another Day of Sun'이라는 제목의 노래와 함께 경쾌한 뮤지컬 분위기의 영화라는 것을 각인시켜줍니다. 이 씬은 놀랍게도 원테이크로 찍었다고 합니다. 수많은 배우들, 감독, 카메라맨 등 여러 사람들의 숨은 노력이 들어가 있는 것이죠. 영상미와 스케일이 참 돋보이는 부분입니다.

-Winter-

 그러고서 세바스찬과 미아가 나오게 되는데, 세바스찬은 차 안에서 재즈음악을 계속 돌려 들으며 무언갈 고민하네요.  그리고 미아는 누군가와 전화를 하고 있는 듯 보이는데, 알고 보니 대본 연습 중이었고요. 도로의 길은 꽉 막혀있습니다. 여기서 꽉 막힌 도로는 꿈으로 가는 길은 '나'를 제외하고 수많은 경쟁자들이 있으며, 결코 순탄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미아와 세바스찬은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자들 중 한 명이고요.

 다음 장면에서는 카페 알바를 하고 있는 미아의 모습이 나옵니다. 그리고 어떤 여자가 또각또각 구두 소리를 내며 카푸치노를 주문하죠. 미아는 벙찐 듯 바라보고 가게의 사장님은 돈을 받지 않고 그냥 드린다는 말을 하네요. 그러나 여성은 돈을 지불하고 여유 넘치는 도도한 모습으로 가게를 나옵니다. 이 상황을 통해 이 분은 극상 유명한 배우인 걸 알 수 있죠. 이 장면은 나중에 겹치는 부분이 있으니 기억해두세요.

 미아는 오디션이 있다는 걸 깨닫고 급하게 카페를 나오게 됩니다. 그러다가 마주 오던 사람과 부딪혀 흰 셔츠에 커피 얼룩이 크게 생기게 되죠. 그러고 다음 장면에서 바로 오디션을 보는 모습이 나옵니다. 대사는 아까 차에서 연습하던 그 대사. 옷차림은 어울리지 않게 파란색 패딩을 입고 있습니다. 커피 얼룩이 진 흰 셔츠가 보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이죠. 공교롭게도 배경 또한 파란 계열입니다. 이는 미아는 현재 존재감이 없다는 것을 부각하죠. 게다가 한참 감정을 실어 연기하고 있는데 누가 들어옵니다. 그러나 이 사람의 용건은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일이었고, 점심을 사놓겠다는 말을 하고 퇴장하는데 여기서 미아는 크게 상처를 받습니다. 오디션장을 나온 그녀를 중심으로 대기자들이 하나같이 다 셔츠를 입고 대기하고 있습니다. 흰색 셔츠 사람들과 파란색 패딩을 입은 미아의 모습이 대조됩니다. 거기에 얼룩까지 있고요. 어쩌면 파란색이 의미하는 '우울감'이 드러나는 걸지도 모르겠네요. 엘리베이터에 타서도 양 옆에 흰 셔츠를 입은 사람들이 미아 옆에 섭니다. 여기서도 공교롭게 엘리베이터 배경색이 파란색이네요. 

 집에 온 미아는 샤워를 합니다. 그러곤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며 노래를 흥얼거리는데요, 주위가 어두워집니다. 거울 속에서의 미아만큼은 그녀 삶의 주인공이었던 것이죠. 그러곤 친구들이 할리우드 파티에 가자고 꼬드깁니다. 배경음악은 'Someone In The Crowd'. 하지만 그녀는 오늘 보았던 오디션의 상처로 거절하는데요, 친구들이 '그 파티에 가면 할리우드 유명인사들도 올 테니 너에게 기회가 올지 모른다'며 결국 미아를 데리고 파티에 갑니다. 여기서 미아가 파티에 입었던 옷도 파란색인데요, 아까 오디션에서의 파란 패딩과 비교했을 때 참 빛나 보이죠?

 파티가 끝나고 미아는 자신의 차를 찾아 헤매는데, 아무리 찾아도 차가 보이지 않습니다. 높은 곳에 있었던 미아는 언덕을 따라 내려옵니다. 내리막길을 활용한 감독의 미장센이 돋보입니다. 미아에게 있어서 아직 현실은 내리막길인 것입니다. 그러다가 피아노 소리를 듣게 됩니다. 곡명은 'Mia & Sebastian's Theme'. 피아노 소리를 쫓아 약간 비탈진 길 밑에 있는 펍같은 곳으로 들어가네요. 주변이 어두워지면서 그녀가 클로즈업되며 미아의 시점이 끝이 납니다.

 그다음은 세바스찬의 시점. 고속도로 상황부터 전개가 됩니다. (저는 이 장면에서 라이언 고슬링이 고개를 도리도리 하는 게 왜 이렇게 귀여워 보이는지 모르겠어요. 그냥 뭔가 '어휴 이 여자 글렀네.'라는 느낌으로 도리도리 하는데, 참 매력 있는 배우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그는 차를 끌고 어느 카페에 가서 음료를 마시며 어딘가를 바라봅니다. '반 비크 타파스 앤 튠스'라고 적혀있네요. 짜증이 난 듯 미간을 찌푸리며 음료 한 모금. 그러고 그는 집으로 들어옵니다. 곳곳에 재즈와 관련된 물품들이 가득하네요. 정리되지 않은 채로요. 집에는 어떤 여성이 의자에 앉은 채 과자를 먹고 있는데, 세바스찬은 그 의자에 앉지 말라며 간곡하게 부탁합니다. '호키 카마이클'의 의자라면서요. 엄청 애지중지합니다. 여기서 호키 카마이클은 재즈에 있어서 유명한 사람이라고 유추할 수 있겠죠. 여자가 이삿짐은 언제 풀 거냐며 잔소리를 하자 재즈 클럽을 차리게 되면 풀거라 합니다. 아까 보았던 '반 비크 타파스 앤 튠스' 카페가 '삼바-타파스 바' 였군요. 원래는 재즈바였나 봅니다. 여자는 세바스찬에게 여자 소개를 해준다고 하는데 세바스찬은 '재즈 좋아해?'부터 물어봅니다. 엄청난 재즈광이네요. 여자와 세바스찬은 소개팅과 생활문제로 말싸움을 합니다. 여기서 세바스찬이 지금 파산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 상황에서도 세바스찬은 자신은 지금 무너진 게 아니며 다 계획이 있다고 합니다. 세바스찬의 누나인 듯 보이는 여자는 다시 그 '아끼는' 의자에 앉는데 이 의자는 '세바스찬의 꿈'을 상징하며 이 여자는 그런 세바스찬의 꿈을 무시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누나가 가고 그는 아까 차 안에서 듣던 재즈 피아노를 연습해봅니다.

 화면이 전환되고, 피아노가 있는 한 식당. 정해진 곡만 친다는 조건으로  세바스찬은 피아노를 연주하는 일을 합니다. 다시 왔다는 걸 보면 저번에도 재즈를 연주하다가 잘린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곤 흥겨운 캐럴 연주. 그는 그렇게 지루하게 연주를 하다가 자신도 모르게 재즈를 연주하게 됩니다. 주위가 어두워지고 재즈를 연주하는 세바스찬만 빛납니다. 자신만의 세계에 빠진 채 꿈을 향해 노력하는 세바스찬의 모습을 부각하죠. 연주가 끝이 나고 미아와 세바스찬은 눈이 마주치는데, 알 수 없는 동질감을 느낍니다. 미래가 보이지 않는 꿈을 향해 달려가는 이들의 교감일까요. 그러고 세바스찬은 완전히 식당에서 잘리고, 연주를 잘 들었다는 미아의 말을 무시하고 가게를 나옵니다. 황당한 표정의 미아.

-Spring- 

다음 장면에서는 미아가 또 오디션을 보는 모습이 나옵니다. 그리고 또 파티가 열렸네요. 미아는 이번에 봄이라서 그런지 노란색 원피스를 입고 있습니다. 그러고는 노래를 듣게 되는데, 마음에 들었는지 밴드 앞에 가게 됩니다. 그런데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던 건 다름 아닌 '세바스찬'. 미아는 신청곡을 부탁하고, 세바스찬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연주합니다. 공연이 끝난 세바스찬은 미아에게 다가와 저번에는 미안했다며 사과를 합니다. 근데 그 와중에 미아의 신청곡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네요. 재즈를 중심으로 연주하고 싶은 세바스찬에게 락이나 밴드 음악은 그저 돈벌이 수단인 거죠. 둘은 대화를 나누면서 세바스찬은 미아가 배우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세바스찬은 다시 공연 준비를 하러 가는데, 보컬이 세바스찬에게 공연 준비하라고 명령하듯이 얘기한 것에 대해 내가 허락해서 저러는 거라고 자존심을 세웁니다. 이를 통해 그가 자존심이 강한 성격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저녁이 되고, 파티가 끝나갈 즈음 미아는 누군가와 지루한 대화를 하고 있네요. 그러다 미아는 세바스찬을 발견하고 그의 주의를 끕니다. 그러고 자기 차키도 챙겨달라며 부탁하는데요, 차종이 프리우스라고 하는데 똑같은 키가 엄청 많습니다. 여기서 미아의 평범성이 더욱 드러나네요. 차를 세워둔 곳을 잊어버린 미아. 차키를 열심히 누르면서 찾고 있는 와중 세바스찬에게 지루한 대화에서 구해줘서 고맙다고 합니다. 그러다 둘은 LA 시내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도착. '♪A Lovely Night'. 라라랜드의 대표 장면이죠. 노래가 끝나고 그렉이라는 미아의 남자 친구에게 전화가 옵니다. 차가 세워진 곳을 찾게 되죠. 세바스찬은 미아를 바래다주는데, 근처에 차가 있을 것처럼 행동하더니 차가 파티장 바로 앞에 있었네요. 세바스찬은 미아에게 관심이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다음날, 여느 때와 같이 미아는 카페에 출근을 합니다. 그런데 카페의 위치가 특이한 걸 알 수 있는데요, 스태프로 보이는 사람들이 사다리를 옮기고, 촬영할 때나 입는 옷을 입고 있는 사람들이 지나다니네요. LA에는 할리우드가 있죠. 아마도 촬영장 내에 있는 카페에서 일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 세바스찬이 미아가 일하는 카페로 찾아옵니다. 그리고 둘은 촬영장을 걸어 다니면서 데이트 비슷한 것을 즐깁니다. 세바스찬은 미아의 남자 친구 '그렉'에 대해 물어보는데, 미아는 그와 사귄 지 한 달이 되었다고 하네요. 아무래도 세바스찬은 미아에게 호감을 느끼는 게 확실합니다. 재즈 얘기도 하고, 촬영장 얘기도 하며 서로의 관심사와 꿈을 더 알게 된 둘입니다. 그러던 중 미아가 왜 배우를 꿈꾸게 되었는지 그 이유가 나오는데, 미아의 이모가 배우여서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합니다. 이모와 영화를 보고, 연기하는 걸 따라 하고, 직접 대본까지 써가면서 꿈을 키워온 것 같네요. 그러다 미아가 사실 재즈를 싫어한다는 폭탄선언을 합니다. 세바스찬은 전에 소개팅녀의 조건으로 맨 먼저 '재즈 선호의 유무'에 대해 물어보았었는데, 재즈 싫다는 여자는 안 만나는 주의였던 거 기억하시죠? 그런데 미아가 재즈가 싫다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데이트를 끝내는 대신 그녀를 재즈바에 데려갑니다. 재즈를 싫어하는 사람에게 호감을 가진 것으로 보아, 서로의 꿈에 대한 열정에 끌린 거겠죠.

 '♪Herman's Habit' 재즈바에서 세바스찬은 재즈에 대한 애정을 미아에게 보여주고, 미아는 그런 그에게 점점 호감이 생기게 됩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티비쇼 오디션 콜백을 받은 미아. 둘은 기뻐합니다. 세바스찬은 리알토 극장에서 하는 작품이 오디션에 도움이 될 거라며 월요일 저녁 10시에 애프터를 신청하고 둘은 헤어집니다.

 그 길로 산타모니카 해변으로 간 세바스찬은 'City of Stars'를 부릅니다. 가사에서는 별들에게 이게 행복의 시작일지 아니면 이룰 수 없는 꿈일 뿐인지 묻고 있는데요, 미아와의 만남을 두고 이런 말을 한 것 같습니다. 행복의 시작, 이룰 수 없는 꿈. 이 영화 결말의 복선일까요.

 미아는 콜백을 받은 티비쇼 오디션을 보게 되는데, 이번에도 역시 대사 한마디를 채 내뱉기도 전에 끝이 납니다. 잔뜩 실망해 화가 난 미아, 집으로 가는 길에 리알토 극장을 보게 됩니다. 그리곤 세바스찬 생각이 났는지, 미소를 머금네요. 아마도 그와의 약속이 있는 월요일이었나 봅니다. 집에 와서 거울을 보며 세바스찬을 만날 생각에 단장을 해보는데, 그러던 중 남자 친구 '그렉'이 찾아옵니다. 그런데 그렉과의 약속도 월요일 저녁이었나 봅니다. 그렇게 미아는 세바스찬과의 약속 대신 그렉의 동생과 함께하는 저녁식사에 나갑니다. 근데 대화 주제가 좀 그렇습니다. 영화관이 냄새나고, 별로라고 하네요. 그렇게 표정이 굳어가는 미아.

 반면 세바스찬은 리알토 극장 앞에서 미아를 기다리네요. 그러다가 그녀가 오지 않는다는 걸 알고 홀로 극장에 들어갑니다. 한편 식사자리가 굉장히 따분하고 맞지 않는 미아는 재즈 피아노 소리를 듣게 됩니다. 그것도 세바스찬이 연주하는 피아노 소리를요. 그녀도 알게 모르게 세바스찬에게 끌리고 있던 겁니다. 자리를 박차고 세바스찬에게 달려가는 그녀. 행복해 보입니다. 세바스찬과 미아는 같이 영화를 보게 되고, 서로 마음이 통해 키스를 하려고 하는데 영화 상영이 갑자기 중단됩니다. 영화에서는 그리피스 천문대가 나오는데, 이 둘도 이 곳을 방문하게 되죠. 영화와 비슷한 미장센을 보여줍니다. '♪Planetarium' 플라네타리움 안에서 그들은 춤을 추고 사랑을 나누는데, 별이 아주 많고 밝네요. 아까 세바스찬이 불렀던 City of Stars에서 도시의 별들에게 이게 행복의 시작인지 아니면 이룰 수 없는 꿈인지 물었잖아요? 이 장면은 행복의 시작인 것 같네요. 그리고 LA에서는 별이라는 의미가 두 가지로 해석되는데, 하나는 스타(유명한 배우 등) 그리고 나머지는 꿈을 꾸는 자들에게 빛을 반짝여주는 존재들로 해석이 가능합니다. 지금은 별빛 속에 이 둘이 있습니다. 서로는 각자의 꿈을 꾸는 자들이죠. 같이 있을 때, 별들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네요. 어쩌면 서로에게 위안이 되고 도움이 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플라네타리움 안에서는 도시의 별들이 그들만을 위해 반짝이고 있네요.

-SUMMER-

 '♪Summer Montage/Madeline' 미아가 1인극의 대본을 쓰면서 시작합니다. 세바스찬과 미아는 연인이 되었네요. 서로 데이트도 하고, 아까 그 삼바 타바스 집의 간판도 ㅋㅋㅋ 때려 부숩니다. 그리고 미아도 어느새 재즈를 좋아하게 된 것 같네요. 첫 데이트 때 왔던 재즈바에서 둘은 초반과 굉장히 다르게 아주 행복한 연인이 되어있습니다. 그러다 세바스찬은 키이스를 만나게 됩니다. 키이스는 세바스찬과 같이 학교를 다닌 인물인데, 세바스찬에게 키보드 자리가 필요하다며 일자리를 제안합니다. 세바스찬의 표정이 좋지 않네요. 열등감을 느끼는 상대인가 봅니다.

 무드등이 꺼지고 'end'라는 말을 끝으로 미아의 연기가 끝납니다. 세바스찬이 미아에게 키스를 하며 그녀를 칭찬하네요. 그러다 미아는 클럽 이름을 만들었다며 그에게 보여줍니다. SEB'S. 어퍼스트로피 대신 음표를 썼네요. 센스가 좋습니다. 그러나 그는 찰리 파커가 치킨을 좋아했다고 '치킨 온 더 스틱'이라는 이름으로 하겠다고 하죠. 대화 주제가 바뀌고 미아는 세바스찬에게 키이스에 대해 물어봅니다. 일자리를 주겠다는데 좋은 사람 아니냐면서요. 하지만 세바스찬의 표정이 좋지 않네요.

  다음날, 미아는 엄마와 전화를 합니다. 남자 친구인 세바스찬에 대해 물어보네요. 무직에 정기수입도 없는 그. 통화내용으로 세바스찬은 충격을 먹습니다. 화면이 곰팡이 핀 천장을 보여주네요. 세바스찬의 현실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듯합니다. 클럽을 여는 것이 꿈이라지만, 꿈과 현실의 갭은 크네요.

 굳은 결심을 한 세바스찬이 도착한 곳은 키이스의 연습실. 키이스는 마치 그가 올 줄 알았다는 듯 반겨줍니다. 말로는 올 줄 몰랐다고 말하지만, 오자마자 수입에 대해 곧바로 얘기하며 계산적인 모습을 보여주네요. 자존심이 센 세바스찬이지만, 사랑하는 미아에게 초라한 현실만 계속 보여주기는 싫었나 봅니다. 연주를 시작하고, 그는 여느 때와 같이 재즈 피아노를 연주하죠. 하지만 중간에 장르가 바뀝니다. 세바스찬은 당황하지만, 냉혹한 현실에 그저 순응해버리죠. 친구는 전통만 따르면 사람들이 들어주지 않는다며 세바스찬에게 일침을 가합니다. 결국 세바스찬은 꿈보다는 현실을 선택합니다.

 그리고 집에 와서 'City of Stars'를 연주합니다. 근데 세바스찬이 혼자 부를 때와, 미아와 듀엣으로 부를 때의 가사가 다르다는 걸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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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바스찬 ver.
듀엣 ver.

 

 가사가 전체적인 상황을 반영하네요. 듀엣버전은 서로의 사랑을 노래합니다.

 노래가 끝나고 서로의 행방이 각자 좀 달라지는데요, 세바스찬은 밴드 계약서에 사인을 하고 미아는 카페를 그만두고 일인극 준비를 하네요. 이전까지는 세바스찬과 미아는 각자의 꿈을 위해 노력해왔는데, 세바스찬은 자신의 꿈이 아닌 미아와의 사랑을 이어가기 위한 선택을 했고, 미아는 자신의 꿈을 1순위로 두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그들은 서로의 길을 응원하죠. 그 와중 리알토 극장은 상영을 중단했네요. 미아와 세바스찬의 마음을 처음으로 확인한 곳이죠. 복선 같네요. 세바스찬의 공연 준비로 인해, 점점 미아는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게 됩니다.

 그리고 세바스찬의 첫 공연 날, 미아는 세바스찬을 보러 옵니다. '♪Start A Fire' 재즈 피아노로 시작하는 공연의 서막. 그러나 장르가 좀 바뀌고, 미아의 표정에서 당혹스러움이 드러납니다. 전에 기억나십니까? 사실 미아는 밴드 음악을 더 좋아했습니다. 파티에서의 신청곡도 밴드 음악이었으니까요. 그래서일까요 세바스찬은 무대에서 밴드 음악을 하는 자신의 모습을 미아가 좋아할 것이라는 표정을 짓고 있네요. 잘 나가는 밴드의 키보드 멤버는 무직에 모아둔 돈도 없던 세바스찬과 비교했을 때 더 나은 사람이라고 보통 생각하니까요.

-FALL-

 미아는 집에 오는 길에 통화를 합니다. 세바스찬과 연락을 안 한지 오래되었나 보네요. 속상한 표정의 미아. 화면의 색감도 전체적으로 푸른색을 띠네요. 미아의 속상한 감정을 더 잘 드러냅니다. 그런데 들리는 재즈 소리. 세바스찬이 깜짝 이벤트를 준비했네요. 오랜만에 같이 밥을 먹으며 서로의 근황을 묻는 둘. 미아의 공연 준비에 대해 물어봅니다. 긴장된다는 미아에게 용기를 북돋아주는 세바스찬. 그런데 세바스찬은 내일 아침 일찍 '보이지'로 떠난다네요. 세바스찬은 미아에게 보이지에 같이 가자고 하지만, 미아는 그게 버킷리스트였음에도 불구하고 리허설이 있다고 거절합니다. 미아는 세바스찬에게 투어는 언제 끝나냐고 물어보는데, 세바스찬은 끝이 없는 투어라고 말하죠. 투어가 끝나면 새로 녹음하고, 음반을 내고 또 투어를 도는 일이 반복되는 겁니다. 클럽을 여는 꿈을 이루기를 바라는 미아에게 세바스찬은 "이렇게 성공할 줄 몰랐지?" 하는 말을 내뱉게 됩니다. 지금 하는 음악이 마음에 드냐고 묻는 미아. 그런 그녀에게 세바스찬은 '이제는 뭐가 중요한지 모르겠다'라고 말합니다. 미아는 그런 그에게 꿈을 버리는 것은 엄청 중요한 일이라며 다그치게 되고요, 그런 미아에게 세바스찬은 '당신은 어떻냐'라고 되묻습니다. 세바스찬은 자신의 꿈에 대한 초점을 잃고, 세상이 말하는 '성공'에 눈이 멀어버렸네요. 세바스찬은 미아가 자신이 이런 성공을 하는 걸 바란 줄 안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니었죠. 미아는 세바스찬이 '재즈 클럽을 여는 꿈'을 이루려고 노력하는 모습에 반했던 것이고, 밴드에 들어간 것은 금전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길 바랐죠. 결국 밴드는 '목적'이 아닌 '수단'이 되어야 했던 겁니다. 안정적 삶과 꿈, 이 두 단어는 서로 어떤 관계일까요. 서로 같이 있을 수 없는 단어일까요, 아님 둘 다 가질 수 있는 것일까요. 이에 대한 미아와 세바스찬의 입장은 서로 달라 보이네요. 어쩌면 지금 우리가 사는 모습이 세바스찬을 통해 비치는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꿈보다 결국 안정적 직업을 선택하게 되는 우리의 모습. 미아가 일침을 날리네요. 언제부터 자기 자신이 아닌 남의 신경을 썼냐고요. 세바스찬은 방금 전까지만 해도 무대에 서는 게 두렵다는 미아에게 남들 신경 쓰지 말라는 말을 했었죠. 그러나 자신은 신경을 쓰고 있었네요. 모순적입니다. 이 장면을 보면서 정말 현실적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우리도 우리 자신의 꿈에 대해서는 '이루고 싶지만 두려움과 불안함에 자꾸 뒷걸음' 치면서, 정작 남에게 조언을 할 때는 '남의 신경 쓰지 말고, 네가 하고 싶은 걸 해!'라고 하잖아요. 꿈에 대한 생각을 다시금 정리해보게 되네요. 그리곤 자신이 전전긍긍하는 모습에 스스로 위안이 되어 자신을 좋아한 게 아니냐고 미아에게 묻는 세바스찬. 자존감이 낮아져 있습니다. 여기서 또 생각할 것은 자존감이 낮을 때 하는 연애는 매력적이지 않다는 겁니다. 최근에 저도 자존감이 낮은 연애를 했었습니다. 결과는 이별이었죠. 근데 결국 사랑이라는 건 발전적인 상대에 대한 존경, 인정도 포함되어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즉, 처음에는 외모에 끌리지만, 나중에는 이 사람의 생각, 마인드, 일을 대하는 태도가 애정을 길게 유지시켜준다는 것이죠. 연애도 인간관계입니다. 상대가 이성이고, 사랑의 감정이 더해져 있을 뿐 인간관계입니다. 사람은 자신보다 더 나은 상대에게 끌립니다. 그러니 상대에 대한 애정을 확인하는 것보다 자신에 대한 애정을 키우는 것이 우선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내가 나를 사랑하면, 그게 상대방에게도 전해지고 '이성적인 사랑'의 감정이 아니어도 '인간적인 존경, 인정'이 따라오게 되는 것이죠. 세바스찬은 그걸 보지 못하고 있네요. 물론 과거의 저도요. 미아는 그렇게 집을 나가버립니다. 과열된 오븐의 삐-소리가 마음을 짓누르네요.

 드디어 미아의 공연 당일. 세바스찬에게 키이스가 오늘 밤 7시에 화보 촬영이 있다고 합니다. 세바스찬은 고민에 빠지고, 미아는 무대에 나가게 됩니다. 결국 세바스찬은 미아의 공연 대신 화보 촬영에 가네요. 촬영 도중 촬영감독은 세바스찬에게 포즈를 과장되게 취하는 것을 요청하고, 키보드를 직접 치며 자연스러움을 연출하라고 합니다. 세바스찬은 어울리지도 않는 우스꽝스러운 흰색 모자를 쓰고 있군요. 현재의 그는 그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부각해줍니다. 그리고 키보드를 연주하기 시작하는데, 자연스럽게 재즈곡을 연주하네요. 그것도 미아와 처음 만났던 날 쳤던 곡을요. 음을 짧게 치더니 연주를 멈추는 세바스찬. 자신의 현실을 자각해서일까요, 아니면 미아가 생각나서일까요, 어쩌면 둘 다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미아의 공연이 램프를 끄는 것으로 끝이 납니다. 하지만 관객은 대략 열명남짓. 백스테이지에서 지금껏 노력해온 것에 허망함을 느끼고 있는 미아에게 '엄청 지루하고, 연기도 서툴다'며 일인극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큰 상처를 받은 미아. 세바스찬은 그 길로 미아를 만나러 왔지만 이미 늦었네요. 아마 미아는 관객이 비판을 했다는 사실보다는, 세바스찬이 공연을 보러 오지 않아서 더 큰 상처를 입은 것일 수도 있습니다. 세바스찬은 남자 친구이기 이전에, 미아에겐 자신의 꿈을 위로해주는 버팀목 같은 존재였으니까요. 마치 젠가의 믿둥이 우르르 무너져 내리는듯한 심정이겠죠. 대관료도 못 낼 거라며 큰 좌절을 한 미아는 본가로 떠납니다. 세바스찬과의 이별이네요.'♪Engagement Party'

 미아의 본가에는 지금껏 미아가 배우라는 꿈을 얼마나 갈망했는지에 대한 노력들이 가득합니다. 반면 세바스찬은 밴드를 그만두고, 다시 재즈를 연주하는 무직 생활자로 돌아갔네요. 아, 어쩌면 꿈을 이루기 힘든 현실에 정면으로 맞서 싸운다고 표현하는 게 맞겠습니다. 미아 덕분이겠죠.

 그런 세바스찬에게 어느 날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옵니다. 미아 돌란을 찾네요. 캐스팅 전화였습니다. 그날 밤, 미아의 집에서 큰 경적소리가 울립니다. 아주 시끄럽게요. 세바스찬이 왔다는 거겠죠? 놀란 미아는 밖으로 나갑니다. 미아의 공연을 감명 깊게 본 캐스팅 디렉터가 미아에게 오디션을 봐달라는 요청을 했다는 사실을 그녀에게 전달하는 세바스찬. 하지만 미아는 가지 않겠다고 하네요. 그런 그녀에게 세바스찬이 크게 소리 지르며 화를 내네요. 저번과 상황이 변했습니다. 그때는 세바스찬이 꿈을 포기하는 듯해서 미아가 그를 다시 꿈의 길로 잡아줬는데, 이번에는 세바스찬이 미아를 잡아주네요. 어쩌면 이 둘의 관계는 연인보다 꿈을 이뤄나가는 '동반자'의 관계가 더 큰 것 같습니다. 그런 그에게 미아는 지금껏 오디션을 많이 봐오면서 매번 실망했다고 가지 않겠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자신을 남과 비교했을 때, 그저 그런 '마약 같은 꿈에 빠져 사는'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현실과 타협하려는 미아. 세바스찬은 이에 물음을 던집니다. 왜 그만두고 싶냐고. 현실과 타협하는 게 철이 드는 게 아니라고 말하며 세바스찬은 내일 아침에 데리러 오겠다는 말을 하고 떠납니다. 마지막에 미아가 그에게 집은 어떻게 찾았냐고 물어보니 세바스찬은 '집 앞에 도서관 있다며'라고 짧게 말하고 떠나네요. 이 부분 약간 심쿵 포인트입니다. 세바스찬은 미아의 말 하나하나 세심하게 듣고 있었던 섬세한 사람이었습니다. 

 아침에 그녀를 데리러 세바스찬이 왔습니다. 약속시간인 8시가 넘었는데도 미아가 모습을 보이지 않자 노빠꾸로 출발해버리는 세바스찬. 근데 미아가 커피를 사 왔다며 급하게 차를 잡자 급정거하고 그녀를 태우고 다시 출발합니다.

 오디션장에 도착한 미아와 세바스찬. 차례가 와서 미아는 오디션장에 들어갑니다. 파리에서 찍을 거고 아직 스크립트가 없는 오디션. 극을 쓰는 미아에게 적합한 오디션이었죠. 이야기를 지어내어 오디션을 진행하는 미아. 'Audition(The Fools Who Dream)'. 제가 제일 좋아하는 부분입니다. 제일 감동받기도 했고, 불안한 미래 속에서 불안한 꿈을 안고 살아가는 우리를 노래한 장면이라고 생각하니 위안도 많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우리 이모는 파리에 살았다'는 말로 스타트를 끊는 미아. 저번에 세바스찬에게 배우의 꿈을 꾸게 된 계기가 이모였다고 했잖아요. 그 얘기를 바탕으로 미아는 오디션을 봅니다. "꿈꾸는 자들이여, 바보처럼 보이겠지만, 연약하고 상처 받기 쉽지만, 꿈을 위해 살았노라." 부끄럽지만 저는 이 장면에서 좀 많이 울었어요. 꿈꾸는 사람들은 꿈이 있어 행복하지만 그걸 이뤄나가는 여정은 험난하잖아요. 그건 누구나 다 같은 입장일 겁니다. 돈이 많든, 적든, 배경이 좋든, 안 좋든, 모든 사람에게 있어 꿈꾸는 것 자체는 쉽지만 이루는 건 어렵습니다. 하지만 위대한 업적을 남긴 사람들은 모두 꿈꾸는 사람들이었고, 고된 시간을 보냈지만 결국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걸 이룬 거겠죠. 출발선은 달라도 결국 이기는 건 완주하는 자들입니다.

 그리피스 공원에서 대화를 나누는 미아와 세바스찬. "Where are we?" 많은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물음이네요. 우리 어디까지 왔지. 그게 사랑이 되었건, 꿈이 되었건, 우리는 지금 어디 있는지. 거기에 나도 모르겠다고 답하는 세바스찬. 그리고는 미아에게 오디션에 합격하면 모든 것을 바치라고 말합니다. 결국 사랑보다는 꿈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얘기네요. 언제까지 당신만을 사랑할 거라고 말하는 미아. 그리고 세바스찬도 그렇게 말합니다. 낮의 그리피스 천문대에는 별이 없네요.

몇 년 후-Winter-

 미아가 일했던 카페에 누군가 들어와 커피를 주문하네요. 그녀를 보는 아르바이트생의 눈빛이 동경으로 빛납니다. 카페 사장님이 그냥 드린다고 하는데 돈을 지불하고 나오죠. 어디서 봤던 장면이죠? 바로 저 아르바이트생이 미아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녀는 성공해서 어느덧 유명한 여배우의 위치에 서 있네요. 그리고 세바스찬은 드디어 재즈클럽을 열었습니다.

 집에 들어온 미아. 근데 그녀의 옆에는 이미 다른 남자가 있었습니다. 딸도 있네요.

 세바스찬도 집에 들어옵니다. 여전히 요리를 좋아하네요. 그런데 그의 옆에는 미아가 없습니다.

 저녁이 되자 클럽으로 출근하는 세바스찬. 근데 벽에 미아의 얼굴이 걸려있네요. 그도 결국 미아의 성공을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죠.

 미아는 저녁에 남편과 함께 외출을 합니다. 그런데 차가 너무 막혀서 '그냥 여기 차를 세우고 밥을 먹자'며 미아가 남편에게 제안합니다. 밥을 먹고 나온 둘은 다시 차를 타려는데 미아의 남편이 재즈 소리를 듣고 미아에게 재즈클럽에 가자고 합니다. 그런데 클럽의 이름은 다름 아닌 'SEB'S'. 어퍼스트로피 대신 음표, 세바스찬의 가게네요. 클럽에 입장하니 놓여있는 나무의자. 호키 카마이클의 의자입니다. 꽤나 큰 규모의 클럽에 사람들이 가득합니다. 세바스찬도 결국 자신의 꿈을 이뤄 성공했네요. 미아는 본능적으로 세바스찬을 찾습니다. 한 타임의 공연이 끝나고 세바스찬은 무대에 올라와 연주자들을 소개합니다. 그리고 그도 미아를 발견하죠. 그리곤 말합니다. "셉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울 것 같은 표정의 둘. 그리고 세바스찬은 미아와의 테마였던 그 피아노곡을 연주합니다. '♪Epilogue' 분명 그리피스 천문대에서는 참 아름다웠던 멜로디인데, 지금은 슬프게 느껴지네요. 서서히 주변인들이 가려지고, 두 사람에게 스포트라이트가 비춰집니다. 그리고는 갈색 정장을 입고 있었던 세바스찬의 옷 색깔이 바뀌며 장소가 두 사람이 처음 만났던 '크리스마스 때의 식당'으로 변합니다.

 원래 그냥 지나쳤어야 하는 미아에게 세바스찬이 키스합니다. 그리곤 주마등처럼 상황들이 스쳐 지나가네요. 미아의 1인극은 만석으로 성황리에 마치고, 그 중심에 세바스찬이 있습니다. 미아는 그 이후 배우로서 탄탄대로를 걷습니다. 그러다 캐스팅 디렉터를 만나고 '그 오디션'을 보게 되죠. 그리곤 발탁되어 파리로 떠납니다. 세바스찬과 같이요. 세바스찬은 파리에서 재즈를 하고, 미아는 영화를 찍습니다. 그리고는 춤을 추는데 마치 플라네타리움에서 춤을 출 때와 비슷하게 주위에 별빛 같은 아름다운 빛들이 가득합니다. 이때의 의상이 미아는 순백의 드레스, 그리고 세바스찬은 턱시도를 입고 있는데 아마도 결혼을 의미하는 것 같죠? 그리고 둘은 같이 영화를 봅니다. '만약 세바스찬과 미아가 결혼을 했다면'이라는 필름인가 보네요. 같이 집 페인트를 칠하고, 미아는 임신을 해서 예쁜 아이도 낳았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둘은 아이를 맡기고 외출을 하네요. 그런데 차가 막혀 근처에 차를 세우고 밥을 먹네요. 그리곤 같이 재즈바에 들어갑니다. 피아노 석에는 세바스찬이 아닌 다른 사람이 앉아있고, 미아와 세바스찬이 나란히 관람석에 앉아있네요.

 다시 갈색 정장의 세바스찬. 연주가 끝났지만, 미아는 박수를 칠 수 없었고, 세바스찬도 웃을 수 없었습니다. 한곡 더 들을래 라고 묻는 남편의 말에 시간 없다며 가야 한다는 미아. 나가면서 미아는 세바스찬을 쳐다보고, 그도 마찬가지로 미아를 쳐다봅니다. 눈이 마주친 둘. 서로 옅은 미소를 띠네요. 네이버 영화 평점의 베스트 댓글이 어쩌면 이 장면을 가장 잘 표현한 문장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도 우리 잘 해냈지?'라고 말하는 듯한 마지막 눈빛 교환. 영화의 엔딩입니다.'♪The End'

 '♪City of Stars(Humming)' 영화가 끝나고 엔딩크레딧이 끝까지 다 올라갈 때까지 자리에서 일어날 수 없었습니다. 확실히 '19살의 나'는 이해할 수 없었던 부분들이, 22살이 된 지금은 보이더라고요. 한참 멍하니 생각에 빠졌습니다. 왜 명작은 여러 번 봐야 하는지 이제야 알겠더라고요. 너무 울어 퉁퉁 부은 눈으로 집에 왔는데 이 영화, 극장에서 다시 보기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