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다한리뷰/책리뷰(서평)

완벽주의에 대해서

싲니 2020. 9. 24. 23:51
728x90


최근에 시작한 카페 알바에서 좀 힘든 일이 있었다. 나 나름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다거나 하는 일이 다반사여서 자존감은 자존감대로 떨어지고, 자신감도 떨어지고 그냥 속상했다. 의도는 그게 아니었는데 말이다. 어릴 때부터 약간 융통성 없는게 컴플렉스라 고치기 위해 고무줄 같은 마음가짐을 가지려고 노력했다. 그 결과 ‘조금 어긋나도, 벗어나도 괜찮아. 나 혼자 할 수 있는건 물어보지 말고 혼자서 해결해보자.’ 같은 식의 사고방식을 가지게 되었달까. 근데 카페 알바에서는 그런식으로 하지 말았어야 했다. 정확하게 모든 일처리를 해야했고, 융통성 있게 나혼자 해결하려고 해서는 안됐다. 가게의 매출과 큰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완벽하게 하지않아 일을 두세번 하게 된다면 반드시 일은 꼬이고 말 것이다. 음료의 맛과 서비스가 일정해야 손님이 발길을 돌리지 않는다. 코로나 때문에 장사가 요새 참 힘들다. 어쩌면 이 힘든 상황에 아르바이트를 구한 것도 참 감사한 일인데 내가 그 감사함을 보답하기 위해서는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노력한 내 자신에게는 큰 칭찬을 해주고 싶다. 인정을 못받았어도,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나는 떳떳하게 내 할일을 하려고 노력했기 때문에 언젠가는 그 노력이 드러나는 때가 분명 있을거라 믿는다.

갑자기 [공중그네]라는 소설이 떠올랐다. 강박증, 완벽주의, 가면을 벗어던지고 그저 ‘나’ 자신의 내면을 바라볼 수 있도록 하는 그런 소설이었다. 독서노트를 펼쳐보니 이런 말이 적혀져 있었다 현대인들의 강박증에 대해서 <하루하루 공중그네를 타는 심정으로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우리는 과연 어른인가? 어른과 프로의 기준은 무엇인가? 좋은 성과, 완벽한 성과는 유지되어야만이 정상인가?
아니 그렇지 않다. 다른 변수는 얼마든지 생길 수 있으며 인간은 완벽하지 않다. 그걸 인정하며 살아가는 것. 결코 쉽지 않지만 더 생산적이고 활기찬 내일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능력이다.

힘들어하는 나에게 하고싶었던 말이다. 올해는 망한 해라고 아무것도 이룬게 없는 해라고 생각했지만, 글쎄 나는 지금 번데기 상태가 아닐까. 나비가 되기 위해 준비하는 단계. 가장 길고 고통스럽지만 나비가 되기 위해 꼭 필요한 단계. 그 긴 어둠을 지나는 중이다 나는. 이참에 약한 멘탈, 모두에게 사랑받으려는 애정결핍, 뭐든 메뉴얼을 따라야하는 강박을 꼭 버리고싶다. 가벼운 인간이 되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