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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08] 마흔에 읽는 니체 _ 장재형 (부제: 나 자신을 이해하기)

싲니 2022. 12. 8.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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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었던 일을 찾아내서 지금 하는 일과 병행한다면 잃어버린 열정과 성취감을 새로운 일에서 다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의 나를 있는 그대로 존중한다.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 실현 가능한 이상과 헛된 망상을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 하루 종일 헛된 망상과 관념에 빠져 지내지 마라. 삶이 괴롭고 힘들더라도 끊임없이 시도하는 자만이 자신이 꿈꾸는 이상을 현실로 드러나게 할 수 있다.
과거의 안 좋은 기억이나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사로잡혀 있지 말고 살아 있는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자는 것이 현실주의자 니체의 정신이다. 고통스러운 현실이 싫어서 외면하고 먼 미래만 바라본다면 결코 지금 이 순간 사랑해야 하는 것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집중할 수가 없다.
힘에의 의지는 현재의 상태에 만족하지 않고 극복하려는 의지이므로 항상 고통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결국 우리가 지금 고통스러운 삶을 살고 있다면 잘 살아가고 있다는 증거가 된다.

 

 나는 원래 독서를 하고 나서 필사를 하는 습관을 들여놓았었다. 그것이 나랑 안맞음에도 불구하고. 하지만 최근에 필사 자체가 조금 시간낭비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 밀리에서 하이라이트 해놓은 부분을 다시 보면서 발췌하는 쪽으로의 독서방식으로 변화를 주려고 한다. 지난 11월에 읽었던 '마흔에 읽는 니체'는 초인이라는 내가 너무나도 닮고 싶어하는 인간상에 대해 담고 있는 책이었다. 니체와 관련된 책은 그 전에도 읽었던 적이 있는데, 그건 니체의 말을 정리해 놓은 책이라 자세한 해석은 미포함되어있었다. 근데 이 책은 그와 관련된 해설이 담겨있어서 니체의 사상을 손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솔직히 말해서 고등학교 1학년, 오래된 내 꿈이었던 법조인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감이 든 이후 나는 기나긴 번아웃이 왔다. 자기애는 높은데 현실의 결과는 그걸 뒷받침해주지 못해서 남들이 나를 흉보거나 놀리지는 않을까 전전긍긍하며 방어기제속에 나를 감춰왔다. 나는 대단한 사람이 아니다. 어렸을 때부터 한글을 일찍 뗐다는 이유로 부모님, 선생님, 주위사람들의 큰 기대속에서 나도 내가 굉장히 똑똑하고 잘난 사람인 줄 알고 살아온 것 같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본 나는 어렸을 때부터 관심분야에서는 진득하게 열심히 하려고 하는 성향을 타고난 사람이었다. 지능이 높거나 똑똑한게 아니라 순전히 노력파였다. 근데 노력파보다는 '노력을 안했는데도 이런 결과가 나오네?'라는 지능적인 칭찬을 더 듣고싶어했던 것 같다. 그게 시간대비 효율이 좋다는 말이었으니까. 솔직히 친구들이 놀 때 나도 정말 끼어서 놀고싶었고, 범생이란 말이 고리타분하게 들려서 듣고싶지 않았고, 맨날 열심히 하는 애라는 말도 재미없는 사람으로 비춰지는 것 같아서 싫었다. 그래서 노력을 하다가 어딘가에 탁 막히게 되면 재능이 있다는 소리를 듣지 못하니까 빈정이 상해 확 접어버리거나 그만두는 게 일쑤였다. 법조인에는 분명히 뜻이 있었지만, 남들이 나를 우러러보았으면 하는 바람에 더 그걸 갈망해왔다. 아무래도 사회적 지위가 높지 않은가. 하지만 그게 좌절이 되고 '똑똑하지 않은 나'를 피하고 싶어서 노력을 멈추게 되니 남들과의 격차가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고, 25살을 목전에 둔 지금은 뒤쳐졌다는 느낌까지 받고있다.

 나는 17살 이후로 7년간 노력을 한 적이 없다. 내가 나를 인정할 만한 노력을 한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냥 뭐든 적당히만 한 것 같다. 똑똑하지 않아서 열심히 해야한다는 사실 자체가 싫어서. "쟤는 공부를 저렇게 하는데도 저것밖에 성적이 안돼?" 이 말을 정말 끔찍히도 듣기 싫었다. 이 말을 들을바에야 공부를 별로 하지 않고 적당한 점수를 받는 게 더 멋져보였다. 하지만 적당한 성적은 나를 만족시키지 못했고, 나는 이도저도 아닌 공부를 하게 됨으로써 목표로 두었던 것들에 점점 멀어지기 시작했다. 너무나도 괴로웠다. 세상에서 내 쓸모가 점점 사라지는 느낌을 받았고, 주위의 관심에서 멀어지니 내가 너무 초라해보였다. 집안 환경탓도 많이 했다. 부모님의 이혼, 좋지않은 가정형편. 내가 바라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금전적인 지원 또한 필요했지만, 그걸 해줄 수 없는 우리 집을 원망했었다. "왜 나는 이런 환경에서 자라야만 했을까. 다른 집에서 태어났다면 조금은 달랐을까? 완벽한 지원이 있었다면 그 기대에 부응하는 사람이 될 수 있었는데." 이런 생각들을 하면서 7년동안 부정적인 마인드로 살았다. 근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그게 나를 갉아먹고 있었던 것 같다. 주위 환경이 어떻든간에 인간은 어떠한 환경속에서도 희망, 꿈을 품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데, 나는 그걸 부정하며 살았다. "우리집은 돈이 없어서 서울 소재의 대학에 가도 학비 대주시기 어려울거야. 우리집은 돈이 없어서 나중에 결혼할 때 큰 흠이 되겠지. 친구들은 내가 돈이 없는 가정에 이혼한 부모님 밑에서 컸다고 하면 나를 불쌍하게 보겠지?" 라며 매일같이 생각했고, 슬퍼했고, 우울해했다. 조금만 바꿔서 생각하면 더 낮은 곳에 있기 때문에 남들과는 다른 독기를 품을 수 있고, 국가의 지원을 조금 더 받을 수 있고, 내가 더 노력해서 장학금을 타면 되는 일인데 나는 눈과 귀를 닫으며 길이 없다며 울부짖었다. 태어났을 때부터 받은 '열심히 노력하는 자세'라는 훌륭한 무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 눈과 귀를 닫고 남들의 눈과 귀를 통해 세상을 보며 살았다.

 그런데 나는 나다. 천재적인 지능을 갖고있지는 않아도 하겠다는 마음을 먹으면 꾸준히 열심히 하는 자세를 가지고 태어났다. 참 감사할 일이다. 그리고 내 부모님과 나는 다르다. 비록 부모님은 이혼도 하시고 가난하게 살았지만, 나는 아직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나이이며 100세를 기준으로 시계를 보았을 때 이제 막 6시를 넘긴 시간이다. 새벽이란 소리다. 나는 미래에 행복한 가정을 꾸릴 수 있고, 부모님 또한 충분히 행복하게 잘 사실 수 있도록 할 능력을 가졌다. 잘못된 것들은 하나씩 고쳐나가면 된다. 슬퍼하거나 절망하거나 화를 낼 게 아니다. 객관적으로 보고 천천히 차근차근 극복해 나가면 된다. 내 인생도 그렇다. 지난 7년 간 자괴감, 열등감에 빠져 나를 방치하듯 살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지켜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다. 엄마가 이 글을 보게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만약 보게 된다면 딸이 이런 7년을 보냈다는 것을 화내지 않고 그냥 묵묵히 받아들이셨으면 좋겠다. 그래도 가장 큰 성장통을 겪었던 시기였고, 그만큼 정신적으로 많이 성장한 것 같다. 공장같이 검사, 판사, 의사를 만드는 대한민국의 줄세우기 시스템을 벗어나, 나 김시진만을 위한 길을 걷고 있다는 걸 인정하는 기간이었다.

 최근의 고민은 생계유지목적인 아르바이트와 평생의 동반자이고 싶은 남자친구와의 관계를 지키면서 대학 졸업장(필요없지만 개인적으로도 고졸은 싫다) 도 따고 공부도 놓지 않는, 이른바 네 마리 토끼를 다 잡고싶다는 것이었다. 이의 해답은 위의 발췌문에서 찾을 수 있었다.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었던 일을 찾아내서 지금 하는 일과 병행한다면 잃어버린 열정과 성취감을 새로운 일에서 다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었던 일은 현재는 공시준비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은 논문을 쓰는 일이다. 현재의 나의 중요도는 공시>논문>남자친구>아르바이트 이다. 아르바이트는 고정된 시간이 있으니 예외로 하고, 남자친구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보는 게 좋을 것 같다. 원래 매일매일 보았으나 우리는 만나면 말이 많아져서 못해도 2시간 정도는 붙어있는 것 같다. 이는 미래를 위해 좀 지양해야 할 것 같다. 논문은 글쎄 이번에 졸업을 못하게 될 수도 있긴 할 것 같은데 연연해 하지 않기로 했다. 졸업장은 공무원시험 준비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졸업을 늦게하든 일찍하든 그냥 하기만 하면 된다. 오히려 1시간씩 길게 쓰는 것이 공부할 시간을 뺏기지 않을 것 같다. 공시준비는 가장 신경써야 하고 매일매일 꾸준히 해야하는 것이다. 운동이랑 가끔 충동할 때가 있는데 공시>운동이다. 운동은 그냥 평생에 걸쳐 꾸준히 하면 되기 때문에 꼭 매일이어야 하는 건 아니다. 운동은 언제가든 상관없지만 새벽운동이 가장 취향에 맞는다. 새벽 아님 늦은 저녁에 운동하자.

 아르바이트 5.5시간(월,화,수) / 남자친구 5.5시간(토,일) / 논문 1시간(매일) / 공시

월,화,수 -> 11시간 ( 최소 8시간-최대 10시간)

목,금 -> 15시간 ( 최소 12시간- 최대 15시간)

토,일 -> 11시간 ( 최소 8시간-최대 10시간)     -하루정도는 쉴 수 있음(독서,글쓰기)

 

 일단 이걸로 일주일 챌린지 먼저 도전해보겠다.